지난 2021년 이후 3년 연속 한국이 전 세계에서 미국산 소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한 나라라는 뉴스다. 작년(2023년) 기준 우리는 금액기준 미국 수출 쇠고기의 21%(23만 톤)를 수입하였고 국내 수입 기준으로 보면 호주산, 뉴질랜드 산을 압도적으로 제치고 5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기사를 접하고 나니 익히 소고기의 탄소 발자국이 식품에서 가장 크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한편에 원지에서 수입되는 소고기들보다는 한우가 좋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한국에서 소비되는 소고기의 산지별 생애주기 탄소 배출량을 살펴보고 싶어졌다.
일단 자료를 찾다 보니 조사기관마다 대상에 대한 산출 기준이 달라 일관성을 찾을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2023년 1월 자 한겨레 신문에 실린 전북대 이학교 교수 연구팀의 자료에 추가적인 조사 자료를 덧붙여 보고자 한다.
미국산 < 한우 < 호주산
이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한우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소고기 1kg 당 13.9kg으로 양호한 편으로 세계 평균 25.5 kg의 54.4% 수준이다. 반면 넓은 초지에서 친환경적으로 키워질 것 같은 호주의 소고기는 24.5 kg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오히려 한우보다 1.76배나 많은 탄소발자국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수입되고 있는 미국은 3개 나라 중 가장 낮은 11.9kg.
이러한 결과를 낳는 요인들은 아래와 같다.
- 사육방식: 방목하는 소는 실내 사육 소보다 운동량이 많아 많이 먹기 때문에 메탄 배출량이 많다.
- 먹이와 사료: 풀보다는 곡식 사료가 소화가 잘 되어 메탄 배출량이 적다.
- 소의 도축 월령: 월령이 높은 소는 어린 소에 비해 많이 먹고 메탄 배출도 많기에 도축 월령이 짧을수록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다.
한우는 사육방식 및 사료 있어서는 유리한 상황이나, 미국, 유럽이 대게 20개월 안팎에 도축을 하는 반면 마블링이 중요한 한우는 고기에 지방을 형성하기 위해 30개월에 도축을 진행하는 점은 불리한 점이라 할 수 있겠다.
미국의 소는 방목은 하나 도축 전 3 ~ 6개월간 고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곡물 사료를 먹이고 100년 이상 축적된 사육과 육종 기술 및 도축월령이 짧은 점이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었던 요인으로 분석된다.
호주의 소는 초지에 방목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라며 연구팀은 미국, 한국, 호주 순으로 탄소발자국이 적다고 정리하고 있다.
여기 조사된 온실가스 배출량이 생산에서 도축까지 정도로 살펴지고, 한우가 한국산이라는 것에 홈 어드벤티지를 주려 수입산 소고기의 해상유통에 따른 추가적인 탄소 배출량을 확인해 보니 미국에서 한국까지 냉장컨테이너 이동에 소고기 1kg 당 0.9kg CO₂eq, 호주에서는 1.0kg이 추가될 뿐이어서 애석하게도 결과를 뒤집지는 못하였다.
오히려 한국의 복잡한 유통구조 대비 대량 유통되는 미국과 호주의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유통 시스템 및 냉장 보관 시스템 등의 한우에 불리한 상황만 찾게 되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다만 국내 소비 소고기의 63% (21년 기준, 수입 452,813 톤 / 소비 716,000 톤, 출처 한국육류유통수출협)가 수입산이고 그중 절반 이상이 탄소배출량이 적은 미국산이라는 점으로 위안 삼으로 오늘 글은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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