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분이 초콜릿의 탄소발자국 혹은 생애주기 탄소배출량 (Carbon footprint 또는 Life Cycle carbon emission)을 검색하여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셔서 어느 글을 살펴보셨는지는 모르겠으나, 기억을 되살리면 초콜릿을 언급한 것은 이산화탄소의 증가가 모기의 활동과 번식을 촉진하는데 모기를 박멸하게 되면 카카오와 같은 열대작물의 수분을 옮기는 순기능도 사라져 초콜릿이 사라질 수 있다란 초창기 글과 바나나 지수를 언급하며 식단의 변화를 촉구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단순하게 언급만 했었기에 그분의 궁금증을 충분히 풀어드리지 못한 것 같아 괜스레 미안스럽다.
이에 농식품별 탄소발자국에 대해 자료들을 확인해 정리해 보고자 하고 우선 확인한 바나나에 대해 2016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자료를 바탕으로 간단히 정리해 보고 나머지 식품들에 대해서도 자료를 찾게 되면 정리해서 순차적으로 올려보고자 한다.
개요
바나나 산업의 탄소 발자국은 전체 가치 사슬에 걸쳐 본포 되어 있으며, 크게 생산 및 포장, 선적 및 운송 그리고 숙성 과정 (수출되는 바나나의 경우)의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수출되는 경우를 굳이 구분한 이유는 세계 바나나 생산량의 15~20% 만이 전 세계적으로 거래되고 있고 인도나 브라질 같은 가장 큰 바나나 생산 국가에서는 수출이 거의 없이 대부분 내수용으로 소요되기 때문이다.
참고로 인도는 전 세계 바나나 생산량 126백만 톤의 26%인 33백만 톤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바나나가 전 세계에서 밀, 쌀, 옥수수에 이어 4번째 먹거리이고 과일 중에 가장 많은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탄소 발자국 분석 발표는 몇몇에 불과하고 그 결과도 분석 방법론과 데이터에 따라 변동이 꽤나 심하다.
이런 차이는 서로 다른 경계 조건 정의에 기인하지만 이러한 연구들은 해상운송(냉장 포함)이 바나나 탄소 발자국의 주요 원인으로 확인되었고, 재배 과정에 필요한 비료 제조 및 사용, 포장 단계에서 상자 제조 및 준비가 뒤따름을 확인해 주고 있다.
재배/생산 단계
1차 생산단계에서 탄소 배출은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16% ~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주요 탄소 배출원은 아래와 같다.
- 농장 조성 및 운영을 위해 사용되는 재료 및 도구의 생산 및 운송에 사용되는 에너지
- 무기질 화학 비료 사용 (주로 질소와 칼륨)
- 화학 살충제 사용
- 수확단계 기계사용
- 포장과정 상자 제조 및 준비
무기질 비료 사용
비료 사용은 해상운송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온실가스 배출 원인으로, 특히 질소 기반 비료의 사용으로 인해 농장 재배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중 24% ~ 49%가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계산되었다.
이러한 무기질 비료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바나나 재재 골 사이에 다른 계절 작물을 심어 토양의 비옥도를 높이는 방법과, 윤작 및 휴경, 무기질 비료 대신 퇴비 같은 유기질 거름 사용, 물 절약을 위한 덮개 작물을 심어 토양의 건조화 방지 등의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포장 과정
포장 과정에서 가장 많은 탄소 배출 과정은 포장용 판지 상자 생산이다. 살균을 위한 훈증이 포함되었으며 이러한 상자 생산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로 인한 탄소 배출량의 상당하다. 다국적 식품회사로 델몬트(Del monte)와 함께 바나나에 붙은 딱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돌(Dole)에 따르면 생산단계 탄소 배출량의 8%가 이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보고했다.
선적 및 운송, 배송 단계
대망의 선적 및 운송 단계는 생산지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으로 냉장 및 숙성과정을 포함하고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연료 및 전기 같은 에너지 소모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얘기한다. 이 단계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단계 총배출량의 62% ~ 67%로 추정한다.
도로 운송
생산국의 농장에서 항구까지, 그리고 숙성센터와 소비지 국가에서 유통지점까지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로 소비지 국가 내 유통 물류에서만도 총 탄소 배출량의 약 12%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상 운송
바나나의 경우 주로 컨테이너선의 냉동 컨테이너로 운송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가 되고 있다. 위에서 내수용과 수출용을 굳이 구분한 이유가 수출용 바나나가 해상 운송으로 인해 더 의미 있는 탄소 발자국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운송 과정의 냉장이 필요로 하고 있기에 과정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 뿐만 아니라 주요 온실가스 중 하나인 냉매의 누출 등으로 더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숙성 과정
숙성 센터와 소매 유통이 보관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생애 전체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중 75%는 에너지 소비, 22%는 유통 센터, 1%는 냉매인 에틸렌 생산에 해당한다.
이 단계에 대한 대책으로는 최근 많은 선박들이 친환경 대체 연료 추진을 적극적으로 채택하는 것과 같이 운송 단계에 친환경 연료 사용이 될 수 있고 육상 운송에서도 냉동차 대비 탄소 배출량이 33% ~ 42% 절감할 수 있는 냉동 컨테이너를 사용하고, 천연 냉매로의 대체 등을 들 수 있다.
지금은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우리가 올림픽을 개최하였던 1988년만 해도 한 다발 가격이 3만 4000원에 달해 그간의 물가 상승을 고려치 않더라도 지금보다 10배나 비쌌던 바나나의 탄소 발자국을 살펴보았다.
이렇게 바나나에 대해 정리를 하다 보니 굉장한 탄소 배출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고기의 1/80 수준(그린피스 자료 기준, 바나나 지수로는 1/109)이니, 한때 우리 국민에게 가장 사랑받는 과일로도 꼽혔고, 과일 자체만으로도 부족하여 글로벌 히트작인 바나나(맛) 우유를 만들어 즐기는 우리이기에 내용을 읽어가며 혹시나 자리 잡았을 한켠의 조그마한 부담감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찜찜하다면 아이러니 하긴 하지만 최근 지구 온난화로 한반도가 아열대화 되며 경기 지역까지 재배지가 확대되었기에 국산 바나나를 이용하면 전체 배출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해상 운송 과정을 없앨 수 있다니 그마저 떨쳐버리길 바란다는 말로 오늘 글은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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