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패션산업은 1.7조 달러 (2,200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3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의류 관련 일을 하고 있으며 2000년부터 2014 년까지 의류 생산량은 두 배가 증가하였고, 1인당 의류 구매 건수도 약 60% 증가했다고 한다. 수치는 몰라도 옷이 많이 들었다는 것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것이 이제 방구석의 옷장 하나로 보유하고 있는 의류 보관이 불가하여 인기 있는 예능프로그램인 MBC의 '구해줘! 홈즈'에선 드레스룸 구비가 선택받는 데 있어 거의 필수조건이다.
이러한 소비의 증가에 따른 생산량 및 규모의 변화의 상당 부분은 패스트패션의 부상 때문이다.
패스트패션이란?
기호에 맞춰 주문을 하면 짧은 시간 안에 제공되어 바로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Fast food)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유행에 맞춰 의류를 빠르게 기획하고 디자인 및 대량 생산하여 매장에서 값싸게 소비자에게 유통시키는 패션트렌드를 말한다.
한때 섬유산업이 사양산업으로 치부되고 있을 시기, 패스트패션은 명품 마케팅과 함께 섬유산업을 중흥을 이끌 패션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을 받게 된다.
실제 2주 만에 수요 예측에서 상품 기획, 제작하여 매장에서 판매가 되고, 주 2회 다양한 신제품을 출하하는 SPA (Specialty retailer, private lavel, apparel) 브랜드 자라(ZARA의 저비용,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이 소개되고 연구되며, 매일 6,000여 개의 새로운 품목을 내놓고 한때 온라인 플랫폼에 60만 개에 달하는 제품을 판매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던 쉬인(Shein)의 비즈니스 모델이 지면을 달구었다.
이러한 패스트패션이 확산 배경으로 MZ 세대의 가격과 품질을 비교하는 합리적 소비문화 때문이라는 긍정적 해석과 더불어 장기적인 불황, 장년층들이 선점한 기회를 내놓지 않으며 줄어든 청년층의 구매력과 패션업 자체가 위축되는 상황 타개를 위해 나온 자구적이고 상호 보완적인 박리다매 전략의 사회적 발현이다라고 보는 씁쓸한 시각이 공존한다.
패스트패션 브랜드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한 만족을 제공하는 것을 기치로 하는 패스트패션은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여 고비용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보통 대형 직매장을 운영하며, 시장을 재빨리 읽고 빠른 유통으로 최신 유행 및 빠른 상품회전을 특징으로 하며 소비자를 열광시킨다.
Zara(스페인), H&M(스웨덴), UNIQLO(일본), GAP(미국), Foreever21(미국), Topshop(영국), Shein(중국) 등의 해외 브랜드와 SPAO, 탑텐, 에잇세컨즈 같은 한국 브랜드가 유명하고 브랜드들은 점차 글로벌화되어가고 있다.
이들은 스피드와 저가라는 특징의 성공요인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며 영향력을 확대하게 되었고, 이는 매출 기준 주요 의류 제조 및 소매업체들을 보게 되면 상위에 rank 된 패스트패션 업체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회사명 (대표브랜드) | 국가 | 회계연도 | 매출 (10억불, b USD) |
Inditex, S.A. (ZARA) | 스페인 | 2023.01 | 34.5 |
H&M Hennes & Maurits AB | 스웨덴 | 2022.11 | 20.0 |
Fast retailing Co., LTD.(UNIQLO) | 일본 | 2023.08 | 18.5 |
Gap Inc. | 미국 | 2023.01 | 15.6 |
PVH Corp. (Calvin Klein, Tommy Hilfiger) | 미국 | 2023.01 | 8.8 |
Luluemon athletica inc. | 미국 | 2023.01 | 7.9 |
Ralph Lauren Corporation | 미국 | 2023.04 | 6.3 |
(출처: Fast retailing, Major Global Apparel Manufacturer and Retailer, 2023.12.04)
패스트패션업계의 비니니스 모델 발전 방향 (2023.12.07 McKinsey & Company 기사 인용)
- 민첩하지만 규모를 갖춘 제조-소비자 공급망 구축, 독점적인 대규모 공급 업체 네트워크 구축
- 데이터 기반 제품 설계 및 테스트, 수요기반 트렌드 모델링을 사용 제품 설계 및 선택
- 충성도 높고 성장하는 고객 기반,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제휴 마케팅 프로그램 운영 및 유기적인 SNS 구축
- 높은 앱 채택률과 참여 전략, 앱 경험을 게임화하여 고객이 계정을 설정하고 리뷰, 라이브 방송 시청을 통해 포인트 획득하는 등 고객의 플랫폼에 지속 참여 유도
패스트패션이 미치는 영향
UNEP(유엔환경계획)의 2023년 3월 보고서에 따르면 패션산업계가 배출하는 연간 탄소 배출량은 12억 톤에 달하며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0%을 차지하고, 이는 항공과 해운에서 배출량을 합친 것 보다도 많은 수치이다.
또한, 제조에 물소비도 무시할 수 없어, T 셔츠 한장 제조에 2,700 리터, 청바지 한벌에 10,000 리터, 심지어 양말 켤래에도 600 리터의 물이 소요된다.
이렇게 탄소도 배출하고 물도 많이 사용한다면 오래라도 사용하여야 할 터인데,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오늘날 소비자들은 과거 대비 60%의 의류를 더 구매하지만 부담 없이 언제든 싸게 구할 수 있다는 소비 의식이 심어지게 되었고, 패션의 생존 주기를 짧게 하여 실제 의류의 입는 기간은 과거의 절반에 불과하게 되었다.
NGO인 Chaning Markets Foundation(변화하는 시장 재단)에 따르면 패스트패션 제품은 원가를 낮추기 위해 종종 값싼 합성섬유인 폴리에스테르를 원료로 의류를 만들게 되고 이는 분해에 200년 이상 걸린다.
또한 조지워싱턴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7,500만 명의 근로자들이 이 제품의 생산에 매진하고 있으나, 안전하지 못한 작업장 환경에서 저임금을 받아가며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콜로라도 대학의 교수인 베스오스네스(Beth Osnes)는 "패스트패션의 빠른 속도가 윤리적 고려나 근로자의 권리와 같은 더 큰 요구사항을 고려할 시간을 남기지 않았다"라 한마디로 정리하고 있다.
패스트패션의 장.단점
장 점 | 단 점 |
제조업체와 소매업체에 수익 제공 | 값싼 재료와 제조역량 |
소비자에게 빠른 대응(제품 제공) | 쉽게 버릴 수 있는 의식 조장 |
소비자에 값싼 의류 제품 제공 | 환경에의 악영향 |
패션의 민주화 (패션은 부자들의 전유물이 아닌다) | 지재권 도용 (빠른 트랜드를 쫒다 보니 copy 논란 많음) |
패션에 남은 탄소발자국 줄이는 방법(UN의 제안)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패션은, 특히 패스트패션으로 인해 급격히 확대된 의류 소비로 환경에 무시 못할 영향을 주고 있으며, 유엔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활동을 제안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소재의 옷 만들기
'캘리포니아 와인 역대급 빈티지 탄생'편의 포토의 친환경적 활용법에서 살펴보았듯이 유기농과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여 의류를 생산, 친환경 제품군을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실제 H&M, Zara는 물론 Adidas 같은 브랜드들은 이러한 '에코' 컬렉션을 출시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 비평가들은 본질적인 과소비 문제는 두고 이미지만 세척하는 전형적인 '그린와싱'이라 평가하고 있다.
중고 구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가게'는 대표적으로 의류의 수명연장 방법을 제공하고 실천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당근마켓'을 통해 의류뿐만 아니라 다양한 중고 물품들이 거래되며 제품의 수명연장을 통해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중고품 구매가 신규 제품 구매를 전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무리가 있고 일부는 10% 이상 대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을 하며 다른 방식을 권하고 있다.
공유/대여
최근 확대하고 있는 정수기로 대표되는 가전제품 대여시장처럼 의류의 대여 시장이 중고 구매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 우리 주변에서도 관광지에서 빌려 입는 한복과는 별개로 명절 및 행사 때마다 전통의상 대여업이 성업하고 있고 급격한 성장기인 유아 때의 의류 소비에 부담을 느낀 젊은 층에서 유아복에 대한 대여 혹은 돌려 입기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소비를 줄이는 것이
결국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적게 소비하여 제조를 줄이게 되는 방법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결국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다.
유엔의 #ACTNOW FASHION CHALLENGE에서 제시하는 zero-waste fashion actions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 소비를 억제하기(Curb your consumption). 구매 전 최소 30번 이상 입을 것인지 스스로 물어보기
- 오래된 것은 다시 새로운 것(What's old is new again). 빈티지 또는 중공품 가게에서 쇼핑하기. 유행은 돌고 도는 것
- 물낭비 줄이기(Reduce water waste). 옷을 덜 자주 세탁하기. 얼룩만 세탁하기
- 사랑 확산(Spread the love). 원치 않는 옷으로 자선단체에 기부하거나 위탁판매점에 가져가기
- 매립 스킵(Skip the landfill). 쓰레기로 버리지 말고 재활용하기
- 새로운 모습으로 업사이클링(Upcycle for a new look) 낡은 옷을 베개 커버, 이불 또는 인형 옷과 같은 새로운 것으로
- 소셜미디어에 여러분의 #ActNow 스토리 공유(Share your #ActNow story on social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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