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열리고 있는 두바이에서 어제(11월 5일) 세계 유수의 식품(유제품) 회사들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공개 약속과 함께 '유제품 메탄 행동 연합(Dairy Methane Alliance)' 출범을 알렸다.
이산화탄소 배출과 온실가스 배출
우리는 흔히 기후위기를 언급할 때 이산화탄소 배출로 얘기하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산업화 이전 280 ppm이었으나 2020년 400 ppm을 돌파한 것처럼 짧은 시간 과도한 증가로 인해 지구의 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틀린 얘기는 아니나 지구의 온난화는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전체 온실가스의 영향으로 설명하여야만 이산화탄소에만 몰린 과도한 책임을 좀 더 본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올바른 대책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에는 이산화탄소 외에도 메탄(CH4, 쉽게 천연가스), 질산화물 (N2O), 플루오로카본(CFCs, 냉장고등의 냉매로 자주 쓰임), 수증기 등이 포함된다. 아래의 테이블에서 온난화 지수를 보듯이 이산화탄소 대비 지구 온난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온실가스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고 이중 프로온 가스로 많이 안려진 염화불화탄소의 경우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오늘은 이중 천연가스로 대표되는 메탄가스의 영향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지구 온난화 효과는 지구온난화지수(GWP) 및 대기중 체류기간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일반적으로 100년 기준 메탄은 이산화 탄소보다 28배, 20년 기준으로 80배 높은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온실가스 종류 | 화학식 | 체류시간(년) | 온난화지수(GWP) | 비고 |
이산화탄소 | CO2 | 5~200 | 1 | |
메탄 | CH4 | 12.4 | 28 | |
산화질소 | N2O | 121 | 265 | |
육불화황 | SF6 | 3,200 | 23,500 | 반도체 생산공정 사용 |
염화불화탄소 | CFC-11 | 45 | 4,660 | 냉장고 냉매, 발포제 등 |
염화불화탄소 | CFC-12 | 100 | 10,200 | 냉장고 냉매, 발포제 등 |
염화불화탄소 | CFC-113 | 85 | 5,820 | 냉장고 냉매, 발포제 등 |
삼불화질소 | NF3 | 500 | 16,100 |
축산업은 메탄가스 배출의 원흉
보통 메탄가스 배출량은 농축산 > 폐기물 > 에너지 순서로 많이 발생한다. 유럽의 경우 세계최대 축산기업 15곳이 내뿜는 메탄 배출량이 유럽연합 전체 배출량의 80% 이상에 해당할 정도로 막대하다. (2022, 농업무역정책연구소, 체인지마켓재단) 특히, 반추동물인 소와 양은 소화 과정에서 다량의 매탄을 내뿜게 되고 네 마리의 소가 내뿜는 메탄의 온실화 효과가 자동차 한 대의 배기가스 배출과 비슷하다 하니 인간의 식습관을 바꿔 소고기나 우유의 소비가 줄지 않는 한 지구의 온난화를 막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고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쉽게 화석연료의 사용만이 기후변화의 책임이 있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3은 농축산에서 나오고 있고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19년 기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31%를 차지하는 170억 톤의 온실가스가 세계 농업 및 식량 부문에서 배출되었다고 수치화하였다.
유제품 메탄 행동 연합 (Dairy Methane Action Alliance)
이렇게 축산업이 지구온난화 원흉의 하나로 계속해서 언급이 되자 이에 부담을 느낀 거대 식품회사들이 드디어 두바이에 모여 Net Zero 탄소중립의 길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그동안 꺼려왔던 온실가스 연간 배출량을 공개하겠다는 선언을 하게 된 것이다.
이들 중 처음으로 메탄 배출 감축 목표를 발표한 다농은 2030년까지 우유공급관련 배출하는 메탄 배출량의 30%를 줄이겠다고 하였다. 우리도 잘 알고 있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는 제너럴밀스 또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의 30% 감축 및 2050년 탄소중립(Net Zero) 달성 약속을 내어놓았고 네슬레 등이 이를 이어 감축 목표를 발표하였었다. 이러한 선언 및 연합을 결성하였음에도 메탄 감축을 위한 공동 목표가 제시되지 않은 한계점을 들어내고 있지만 이것이 투명한 정보공개 기반 배출 감소 노력을 향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평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소고기와 우유대신
유제품 식품회사들의 노력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그들은 축산제품을 팔아야만 살아날 수밖에 없다는 태생적 한계를 생각하면 결국 근원적인 해결책은 우리의 식습관이 변하는 것 외에는 찾을 수 없다. 콩고기, 배양육, 대체육, 인조고기 등이 언론을 통해 소고기를 대신하기 위한 기술을 소개되어 익숙하고, 우유대신 두유, 귀리우유, 아몬드유, 코코넛유등을 마트의 진열대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아직 익숙한 우리네 입맛을 대체하기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듯한다. 이전 '멸치 먹고 탄소중립 기여하자' 편에서 제안했듯이 멸치, 정어리 등 소형 부어류의 소비를 늘리는 것도 또한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의 작은 노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멸치 먹고 탄소중립 기여하자
해양수산분야 2050 탄소중립 로드맵 2021년 10월 해수부는 '해양수산분야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 발표한다. 당시 발표는 해운업과 수산업 등 해양수산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탄소배출을 줄
shygongdole.tistory.com
요즘 우리네만 그리 느끼는 지 모르겠으나 한창 '한우'를 한 축으로 하는 K-Food, Korean BBQ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일단은 오늘도 맛나게 즐기는 그 고기조각 한 점을 들어 올리며 '그래 내일부터~'라 하며 소주 한잔 건배사로 넘어가는 것을 보면, 기후변화 대응, 탄소중립 사회를 만드는 것 참으로 쉽지 않은 인간에게 주어진 숙제이다.
'탄소중립(Net Zero) > 탄소발자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패스트패션(Fast Fashion) (31) | 2024.01.23 |
---|---|
식단의 변화를 요구한다. 탄소중립 (2) | 2023.12.14 |
먹으며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한국인 (38) | 2023.11.16 |
빈대는 아니나 (50) | 2023.11.14 |
누가 9.17톤을 배출하는가? (65) | 2023.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