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탄소중립(Net Zero)/탄소발자국

멸치 먹고 탄소중립 기여하자

by 수줍은 공돌이 2023. 11. 7.
728x90
반응형

 

해양수산분야 2050 탄소중립 로드맵, 해양수산부, 2021.12

해양수산분야 2050 탄소중립 로드맵

2021년 10월 해수부는 '해양수산분야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 발표한다. 당시 발표는 해운업과 수산업 등 해양수산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탄소배출을 줄일 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개발을 촉진하고 자연친화적 식생 복원을 모색하여 탄소를 흡수하여, 2018년 기준 탄소 배출량 406만 톤 대비 730만 톤을 감축, 탄소중립을 넘어 -324만 톤 즉 탄소 네거티브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제시하였다.  여기서 한 축을 차지하는 하나는 블루카본으로 136만 톤의 탄소를 흡수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먼저 글에서 언급했던 해양 생태계를 이용한 자연적 방법의 탄소 오프셋과 같은 개념으로, 구체적으로는 갯벌 복원 확대, 염생식물 서직시 복원 등을 통해 흡수능력을 확보하고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는 것이며, 나사(NASA)도 감탄했다는 해조류 양식, 바다숲을 조성하여 해양을 탄소흡수의 공간으로 전면 재설계하겠다는 멋진 내용을 담고 있다.  

 

 

 

소형 부어류 어획규제를 풀어 탄소중립 앞당기자 (출처, 현대해양)

세계 인구는 1974년 40억에서 2022년 80억으로 48년만에 두배로 늘었고, 2064년에는 97억 명까지 불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늘어나는 인구에 비례하여 식량수요 또한 그만큼 늘어날 것이다. 이러한 인류에게 영향을 공급하기 위해 축산업 또한 빠르게 성장하였고, 질 좋은 단백질 공급을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이 이면에 축산업에서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11.2% 정도를(2015, 세계축산환경측정모델) 배출하고 있으니, 한때 논란이었던 18% 보다는 한층 낮아졌지만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온실가스를 줄이고자 소나, 양, 돼지를 키우는 전통적인 축산업의 대안으로 식용곤충이 미래 인류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한창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하지만 몇가지 관련 정보를 찾아보다, 멸치 같은 소형 부어류 어획규제를 풀게 되면 해양 탄소중립을 앞당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인류에 곤충보다 훨씬 더 좋은 영양 공급원이 될 수 있다는 재미있는 내용이 있어 여기에 그대로 옮겨 공유해보고자 한다.  

 

곤충보다 생선

요즘 젊은이들이 점점 생선을 안 먹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곤충보다는 생선을 먹으려고 하지 않을까? 어업으로 탄소중립을 실천하려면 우리가 살아가는데 꼭 먹어야 할 단백질로 소고기 대신 우리나라 3면 바다에 지천인 멸치, 그리고 최근 어획량이 늘고 있는 정어리를 더 잡아서 먹으면 된다. 멸치는 연간 수백만 톤을 잡아도 되는데, 당장 다 팔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점차 많이 잡으면 다양한 요리법과 함께 소비도 늘어날 것이다. 어업으로 잡는 수산생물 생산에 들어가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평균적으로 단백질 1kg을 생산하면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량은 2.2kg 밖에 되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멸치나 고등어, 정어리 같은 소형 부어류는 이산화탄소 0.2kg으로 가장 낮고, 새우와 같은 갑각류가 7.9kg으로 가장 높다. 식용곤충은 약 탄소 16, 양식 생물 4~75, 닭과 같은 가금류는 10~30, 돼지고기 20~55, 소고기 45~640, 양고기 51~750kg이다. 소고기와 비교해서 곤충은 약 1/18, 생선은 1/130이며, 그중 멸치는 1/1,500 밖에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멸치나 고등어, 전갱이, 정어리와 같은 소형 부어류는 단백질 1kg 생산하면서 배출하는 탄소량이 곤충보다 80배, 소고기보다는 1,500배 더 적다. 특히 정치망과 같은 수동적 어구로 잡는 소형 부어류는 탄소배출량이 0에 가깝다. 우리나라 연간 소고기 소비량은 약 70만 톤으로 탄소배출량은 약 2억 톤이다. 만약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고기를 먹는 대신 그 양만큼 멸치를 먹는다면 탄소배출량은 14만 톤 밖에 되지 않는다. 소고기 대신 식용곤충을 먹는다면 탄소배출량은 약 1,000만 톤이다. 즉, 소고기 대신 멸치를 먹는 것만으로 2030년까지 목표인 3억 5,000만 중 2억 톤, 즉 70%를 달성할 수 있다는 말이다.


육고기보다 수산물 섭취가 탄소중립에 도움 돼

우리나라 연간 돼지고기와 닭고기 소비량은 약 140만 톤, 77만 톤인데, 모두 멸치로 대신한다면 줄어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대략 5,000만 톤, 1,500만 톤이다. 이론적으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대신에 멸치를 먹는다면 어업으로만 2030년 한국 탄소중립 목표치의 약 9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육고기 대신 멸치만 먹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도 멸치와 같은 생선을 많이 먹을수록 탄소중립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것은 확실하다. 또 멸치가 식용곤충보다는 양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 탄소 감축에 더 효과적이고 현실적이다. 멸치가 아니더라도 육고기보다 수산물을 더 많이 잡고 소비할수록 탄소중립에는 크게 도움이 되며, 건강에도 좋다. 서양에서는 생선을 좋아하지 않으니, 곤충이라도 더 먹어서 탄소중립을 이루려고 하는데, 생선을 즐겨 먹는 우리나라에서는 해양수산부가 멸치가 멸종위기종이나 되는 듯 더 적게 잡게 하려는 궁리를 하고 있다. 더구나, 식용곤충은 멸치보다 10배 이상 비싸다. 멸치는 몸집이 작고 대개 1년생이기 때문에 아무리 잡아도 멸종하지 않는다. 살충제 DDT를 그렇게 뿌렸는데도 모기가 멸종하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모기 없애려다가는 오히려 사람이 먼저 멸종한다. 우리 바다에서 멸치는 한 때 20만 톤 정도 잡히다가 지금은 온갖 규제로 어획량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멸치는 육상 생태계로 치면 사람에게 단백질 공급원인 콩과 같은 것이다. 생태계 먹이사슬 위에 있는 소고기 1kg을 먹는 것이랑 아래에 있는 콩 1kg을 먹는 것이랑 어느 것이 더 환경 친화적이고 생태계에 충격을 덜 주며, 탄소중립에도 도움이 되는지는 누구나 알 것이다. 육지에서 콩이나 곤충 소비를 권장하듯이 바다에서는 물고기 중 먹이사슬 가장 아래에 있는 멸치 어획과 소비를 권장하는 것이 바다 생태계에 미치는 충격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20년 전에 캐나다 수산학자 다니엘 폴리가 밝혔듯이 지금 해양생태계는 대구, 다랑어와 같이 서양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좋아하는 먹이사슬 위를 차지하는 몸집이 큰 물고기들은 남획으로 이미 90% 이상 고갈되었기에 어쩔 수 없이 먹이사슬 아래에 있는 청어나 멸치 같은 작은 물고기를 잡는 방향으로 어업구조가 바뀌어오고 있다고 보고했다. 우리나라는 다행스럽게도 다랑어, 대구, 명태 같은 큰 물고기에만 의존하지 않고, 멸치와 같은 작은 물고기도 전통적으로 좋아했고, 또 많이 잡아와서 이미 생태계 균형을 고려한 어업이 자리 잡고 있다. 더군다나 서양 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런 소형 부어류를 많이 잡고 소비하는 것은 탄소중립에도 크게 기여한다. 

DAL.E


멸치, 정어리 많이 먹고 탄소 중립 앞당기자. 

결국 기사는 정부가 소형 부어류에 대한 어획규제를 풀어, 소형 부어류의 소비를 늘린다면 그리하여 축산물의 단백질 대체 공급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면 탄소중립에 있어서도 커다란 역할을 할 것이고 계획보다 더 빨리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결론짓고 있다. 
요즘 정보들을 모으고 글로 정리를 하다 보면 흥미로운 주제들을 이곳저곳에서 살피게 되어 재미있다. 

최근 기후 변화로 소형 부어류의 어획량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변수만 함께 고민한다면 탄소 중립으로 가는 여정 흥밋거리 하나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