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죽은 애인을 살리기 위해 지구를 거꾸로 돌려 시간을 과거로 돌리고 다시 제 방향으로 돌리기 위해 슈퍼맨은 지구를 돈다. 노라조는 그들의 노래 슈퍼맨에서 '~지구 열두 바퀴라~' 하여 많은 한국인들이 영화에서 슈퍼맨이 지구 12바퀴를 돈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사실 영화를 보게 되면 훨씬 많이 돌고 있고 어디서는 1초에 지구 7바퀴 반을 돌아야 한다고 계산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면 실제 슈퍼맨은 495바퀴 정도를 돌았다 하는 게 오히려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지구 495바퀴
지금 얘기하는 495바퀴는 슈퍼맨이 지구 돈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엑스포 얘기이다. 오늘 새벽 최종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로 발표된 2030년 엑스포 유치를 위해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각국 정상을 만나고 해외 주요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이동한 거리가 지구 둘레 495바퀴에 달한다고 한다. 사우디보다 1년 늦게 유치전에 뛰어들었고, 자본력에서 딸리는 핸디캡을 안고 있었기에, 딴 데서 틀어막은 예산을 대통령의 외유에 쓰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가면서도 '나름의 열심'이 있었다는 방증이라 보고 싶다.
김포-제주 7톤
이를 조금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고 싶어 2014년 한 논문을 찾아보니 효율이 좋다는 보잉 737-700의 경우 김포-제주노선 1회 운항당 2,300~2,400kg의 연료를 소비하고, 평균 7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조사해 놓았다. 김포-제주간 거리를 약 460km라 보고, 지구의 둘레가 40,075km이니, B737-700으로 지구 한 바퀴를 돌게 도면 약 610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되는 것이다.
부산엑스포유치전에 온실가스 30만 2천 톤
이를 단순 계산해 보면 부산엑스포 유치하려 우리는 지구를 495바퀴 돌고 온실가스를 30만 2천 톤 배출하였단 얘기가 된다. 물론 계산의 옳고 그름을 따지게 되면 여러 말이 있을 것이고 오늘 그것을 얘기하려 한 것은 아니고 그저 인간 활동의 영향을 숫자로 살펴보고자 함이니 깊이 생각하진 말았으면 한다.
애썼다.
결과에 대해 말들이 많다. 누구는 어려운 싸움이었음을 얘기하고 누구는 준비가 부실했었음을 얘기하고 또 다른 누구는 처음부터 무리였다고 얘기한다. 어떻든 또 그것을 변명하러 지구 495바퀴를 얘기했든지 간에, 지구를 거꾸로 돌리는 것 마냥 무모한 것이었든지 간에 모처럼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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