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탄소중립(Net Zero)

거꾸로 태우며 거꾸로 가는 보일러 업계

by 수줍은 공돌이 2023. 11. 6.
728x90
반응형

우리나라 보일러 광고를 보면 온통 친환경을 내세우며 효율을 높였다며 거꾸로, 콘덴싱이라 선전한다.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린나이전부다 그러하다. 하지만 최근 유럽은 화석연료 기반의 보일러 설치를 금지하고 있는데 친환경 가스보일러를 퇴출시키는 이유에 대해 좀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 글을 쓴다.

 

콘덴싱 보일러

콘덴싱 보일러는 일반 보일러보다 열 효율이 높은 보일러로, 도시가스를 태워 난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재활용하여 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기술이다. 콘덴싱 보일러는 1980년대 초반 네덜란드에서 처음 개발되어, 이후 유럽 국가들내에서 환경 수요가 높아지면서 널리 보급된 40년이 넘은 기술이다. 한국에서는 2020년부터 미세먼지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콘덴싱 보일러의 의무화가 시행되었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콘덴싱 보일러의 보급을 장려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보조금으로 10/60만 원의 적지 않은 돈이 지원되고 있어 보일러 업계의 적극적인 광고와 더불어 많은 교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유럽에선 보일러 퇴출

그러나 최근 유럽에서는 콘덴싱 보일러의 퇴출이 논의되고 있다. 이는 콘덴싱 보일러가 열효율이 높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화석연료인 천연가스를 사용하여 탄소배출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제에너지기구(IEA) 2050년 넷제로를 위한 로드맵 보고서에서 가스보일러와 같은 특정 화석연료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거나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권고했고, 이에 따라 영국,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은 2025년부터 새로운 가스 보일러의 설치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 국가들은 가스 보일러의 대체재로 히트펌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히트펌프는 공기열, 지열 등을 이용하여 전기를 난방 에너지로 바꾸는 장치로, 탄소배출을 일반 보일러보다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DAL.E

한국의 보일러 업체들은

이러한 국제적인 흐름에 비추어 볼 때, 한국의 보일러 업계는 콘덴싱 기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히트펌프와 같은 탄소중립 기술에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도 히트펌프는 상용기술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으며, 이미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 난방 시스템으로 도입되고 있다. 따라서 업체에서는 히트펌프의 성능과 안전성을 향상하고,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연구개발에도 투자하여야 하며 정부에 정책적 지원을 요청하여야 할 것이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현재 정부는 콘덴싱 보일러에 대해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히트펌프에 대해서는 별도의 지원책이 없는 상태다. 이로인해 히트펌프의 설치 비용이 콘덴싱 보일러보다 높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진정으로 탄소중립에의 의지를 보이려 한다면 정부는 보일러가 아닌 히트펌프에 대한 보조금을 마련하고, 히트펌프의 설치를 의무화하거나 장려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정리하면,

유럽에 비해 다소 늦었지만 한국의 보일러 업계는 콘덴싱 기술을 통해 열효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고, 정부의 콘덴싱 보일러에 대한 지원으로 돈도 많이 벌었을 텐데, 이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구성원의 하나로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 히트펌프와 같은 탄소중립 기술을 활용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업계가 함께 협력하고, 히트펌프의 보급과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한국의 보일러 업계는 좁은 한국 시장만 볼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