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친환경 선박으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이 많이 발주되며 국내 조선소들의 일감을 채우고 지난 26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1만 6200 TEU급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인 '아네 머스크호'의 명명식이 열렸다. 그룹사인 현대미포조선에서 작년 8월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2100 TEU급)을 건조한 지 5개월 만에 세계 첫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인 것이다. 아직은 메탄올이 기존 연료대비 고가로 운영비가 10~12% 정도 더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메탄올 공급 규모가 규모를 형성하게 된다면 이러한 차이는 극복될 것이며, 더구나 EU 등의 ETS강화 같은 국제 규정 강화로 인해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은 옵션이 아니라 필수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사실 메탄올이 선박의 추진연료로서 최선의 선택은 아니지만 현재 안전기준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과 상온운송이 용이하다는 점 등의 현실적인 이유로 컨테이너선 추진연료로 메탄올을 채택하고 있는 것은 세계 2위 컨테이너 선사인 덴마크의 Mearsk이다.
미래연료로선 작은 부족함이 있는 메탄올
선박분야에서 대체연료 추진사양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한 해 신조 발주가 이뤄진 선박들 중 45%인 539척이 대체연료 추진 사양을 채택하고 있다고 영국의 시장분석기관 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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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L (Gas To Liquid)
그런데 곰곰이 기억을 더듬어 보니 2008년 컨테이너선사인 Mearsk의 그룹사인 Mearsk Oil (2018년 Total Energies에 인수)이 메탄올 FPSO에 대한 선행연구를 수행하고자 하였었다. 저렴하게 생산되는 가스를 활용 해상에서 메탄올로 바꾸어 수출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당시는 2007년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영향이 도미노처럼 확산되어 2008년 세계경제가 급속하게 쇠퇴하기 직전의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장기호황으로 유가가 끝을 모르고 치솟던 때였다.
이처럼 이러한 천연가스 개질을 통한 액체연료 생산하는 GTL 기술에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는 2010년대 중반까지로 유가가 상승하여 천연가스의 가격과의 차가 어느 정도 이상이 될 경우였다.
GTL(Gas to Liquid)는 천연가스로 대표되는 탄화수소가스를 가솔린이나 디젤 같은 액상의 탄화수소로 만드는 기술로 천연가스를 증기 개질을 통해 일산화탄소와 수소로 분리하고 분리된 일산화탄소와 수소의 수량을 조정하여 메탄올 및 합성탄화수소가 만들어지게 된다. 참고로 여기서 개질까지의 과정에서 수소를 생산할 수 있고 이게 앞선 글들에서 얘기하는 회색수소(Grey Hydrogen)이다.
이를 화학식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아진다.
여기에 이용된 휘셔트롭슈(Fischer-Tropsch) 공정은 새로운 방법은 아니고 사실 1923년 개발되어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전쟁에 수행에 부족한 석유를 공급하기 위해 석탄으로부터 합성가스를 얻어 석유를 생산하는데 이용된 기술이다.
이렇게 천연가스를 이용해서 수소 및 암모니아 가스, 탄화수소계 합성물, 알코올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이러한 Gas 이용 계통도는 아래와 같다. (예전에 정리해 둔 것을 다시 그려보았는데 Source를 찾을 수가 없음 ㅜㅜ)
이렇게 용도가 다양하고 수소, 암모니아의, 메탄올, DME 등 친환경 연료를 생산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기존의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불순물이 포함되지 않은 합성 가솔린과 합성 디젤유를 만들 수 있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실제 상업적 규모로 운용되고 있는 GTL Plant는 지난 2021년 현대엔지니어링이 건설한 우즈베키스탄의 '올틴 욜 GTL', Sasol이 운용하는 남아공의 Plant들 포함 6기에 그치고 있다.
GTL의 경제성
이는 GTL의 생산비용으로 인해 장기적인 GTL 생산품들의 수익을 담보하지 못하고 최근 탄소 배출 규제로 인해 천연가스 개질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발생 비용 때문이다.
경제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공통되고 정확한 자료는 확인하지 못했으나 아래 과거 몇몇 자료들을 통해 유가와 가스 가격 수준이 어느 정도 일 때 경제성을 확인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다.
EIA의 분석 손익분기점(유가, 가스가) = ($80/bbl, $4/MMBtu), (100, 6), (120, 8.3) → 상대가격 지수 14~20 (EIA 2013)
Sasol CEO "상대가격 지수 16은 되어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
오늘자로 Nymex 기준 유가가 $78.45/bbl (WTI), 천연가스가 $2.50/MMBtu로 상대가격 지수 38 정도이니 단순하게 보면 당장에 고민스러운 숫자이다. 이쯤 되면 메탄올 추진 선박을 대량 발주하고 인도되는 선박들의 운전을 위한 메탄올 연료의 공급망을 점검하고 있는 Mearsk로서는 눈길을 한번 돌려보지 않을 가도 싶다.
하지만 이제는 예전보다 좀 더 복잡해져 가스 개질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배출 규제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고, 아직 탄소포집기술 또한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니 GTL에 대한 투자 결정은 여전히 어려울 수가 있을 것이다.
이리 보니, 앨론 머스크(Elon Musk)가 탄소포집 상용화 기술에 1억 불의 포상을 건 이유를 알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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