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프랑스, 영국 대중교통에서의 빈대 뉴스에 이어 국내의 목욕탕, 고시원, 기숙사 등지까지 해당 범주가 확산되며 지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 작은 갈색의 벌레는 침대, 소파, 옷장 등에 숨어 주로 밤에 활동하며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관계로 가려움증 등을 유발하며 여간 성가신 놈이 아니다.
이러기에 국내에선 포비아(Phobia), 공포증이란 타이틀로 기사들이 나오고 있고, 영국 언론에는 지난 8월부터 "빈대 대유행(Bedbug Epidemic)이 영국을 휩쓸고 있다"라고 보도되며, 빈대는 전염병 매개체가 아님에도 불구, 빈대 수가 워낙 급속도로 늘자 전염병 유행에 사용하는 단어(Epidemic)를 사용하였다.
내년 7월 올림픽 개최를 앞둔 프랑스 파리에선 올 8월부터 본격화된 ‘빈대와의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빈대 재 출현은 사람 때문이다 1.
매년 얘기하지만 유독 길고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갔고 어느새 싸늘한 새벽기온과 함께 가을이 시작됐다. 하지만 이직 따가운 한낮의 강렬한 햇살은 야외활동하기 적절하게 해 주며 단풍과 함께 사람들의 발길을 산과 야외로 부른다. 하지만 일부 '불청객'으로 인해 마냥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 어려워졌다. 불청객의 주인공은 국내에서 그동안 보기 드물었던 해충인 빈대와 미국흰불나방 유충이다. 국내에서 빈대는 196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개체 감소가 시작, 1970년대 살충제 도입 등으로 사실상 존재를 감췄다. 그러나 최근 해외 여행객 유입 증가로 다시 출몰, 끈질긴 생명력과 함께 높아진 평균 기온으로 빠르게 확산할 것이란 뉴스에 많은 이들이 빈대의 재출몰에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오해하게 만들고 있다.
서구권 일각에서도 폭발적인 빈대 증가가 기후변화와 관련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는 있으나, 전문가는 "아직 기후변화 영향보다는 전부터 있는 살충제 내성 문제가 전 세계적인 이동 증가와 함께 터진 것으로 본다"라고 했다. 곤충학계에서 또한 해충의 살충제 내성이 큰 문제라고 보고 있다. 앞서 언급한 전문가인 교수는 "지금은 사용이 금지될 만큼 독성이 강한 DDT에 내성이 있는 빈대도 보고된 바 있다"며 결국 최근의 빈대 증가가 "살충제를 개발한 인간이 만든 결과"라고 정리한다.
빈대 재 출현은 사람 때문이다 2.
경남 창원에서는 지난달 5일 나무를 닥치는 대로 갉아먹어 ‘목조건물 킬러’로 악명높은 외래흰개미 집단이 주택가에서 발견됐고, 지난 8월에는 인천항에서 물리면 피부 염증이나 쇼크 등을 일으키는 붉은 불개미 400여 마리가 발견돼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긴급 방제 조처를 하기도 했습니다. 일명 ‘러브버그’로 알려진 붉은등우단털파리가 도심을 중심으로 확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부는 이렇게 평소 보기 힘든 낯선 곤충들의 출현에 대해, 기후변화, 기후위기가 이 땅에 그들을 불러온 것이라고들 하지만 사실, 이러한 외래종들의 출현 또한 사람들의 활발한 물적 혹은 인적 교류에 따른 것이라 보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오래전 우리나라에 넘어온 외래종인 미국흰불나방 유충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전문가들은 미국흰불나방 유충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난 이유로 평년보다 높았던 지난 9월의 기온을 꼽고 있다. 실제 지난 9월 전국 평균 기온은 섭씨 22.6℃로 평년 대비 2.1℃가량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즉, 이땅에 그들을 불러들인 것은 사람에 의한 것이지만 정착 이후 번성은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다시 국제 교류가 활발해지며 다양한 외래종이 국내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우리는 실제 관련 뉴스들을 접하고 있다. 외래종의 출현은 토착종이 지배하던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고 배워왔기에 매번 이런 뉴스에 우린 긴장하게 된다. 더불어 기후 변화로 우리 주변도 기존 그들이 살던 환경과 유사하게 변화되어 나간다면 속절없이 우리는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곤충의 경우에는 번식력도 대단하고, 환경에 적응도 빠르며 피라미드의 바닥에서 전체 생태계의 주춧돌 역할을 하기에 우리 고유 생태계 전반이 교란되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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