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은 공돌이 2023. 12. 27.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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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지(Science 紙)에 올 2월 동일한 제목 Hidden Hydrogen이란 제목으로 기사가 실린 후 국내에서도 많이 기사화된 천연수소에 대한 얘기이다. 이전 '블루수소'편에서 천연수소를 화이트 수소라며 하며 언급은 하였으나, 자연상태에서 기체 그대로 존재가 드물다고 알고 있었기에 수소 앞의 '천연'이라는 수식어는 내겐 낯설다. 

사실 너무나 최근의 일이기에 정규 교육과정에 조차 등록되지 않은 내용이다 보니 우린 아니 지금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 조차도 이에 대해 배우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니 낯섦은 당연하다고 해야겠다. 

하지만 지금까지 가장 싸게 생산되는 부생수소 조차 kg당 2,000원을 넘어서기에 수소 이용 확산에 있어 경제적인 장벽이 우리가 처음으로 극복해야 할 문제이기에 kg당 0.5~0.7$ (650~910원) 이하로 생산할 수 있다는 천연수소 뉴스가 이제야라도 나오고 연구되고 투자가 되고 있다니 다행스럽고 모처럼 기대를 키우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1987년 아프리카 말리에서 우물을 파다가

많은 기사들이 이렇게 시작한다. 1987년 아프리카 말리에서 우물을 찾기 위해 108m 깊이까지 시추공을 내렸으나 결국 물을 찾지 못한 이 마른 시추공을 버려지게 되었다. 당시 한 시추기술자가 바람이 나오고 있는 구멍을 들여다보며 담배를 피우다가 면전에서 폭발 사고를 겪게 된다. 그리고 화재로 이어지는데 낮에는 푸른 탄산수 색의 그리고 밤에는 빛나는 금빛 색의 불길이 연기하나 발생 없이 며칠간 지속되었다. 2012년에 Chapman Petroleum Engineering社의 부사장이 이곳을 다시 방문하여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조사를 벌여 시추공에서 나오는 것은 농도 98%의 수소라는 것이 밝혀지고 이 팀은 수소를 연소토록 개조된 포드 엔진을 설치하여 마을에 전기를 공급하게 된다. 

이러한 말리의 천연수소 이야기는 2018년 국제 수소에너지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Hydrogen Energy)에 기술된 후 부터야 천연수소에 관련한 논문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고, 호주, 미국 등에 수소탐사를 위한 스타트업(Start-up) 회사들이 생겨나 된다. 

아무도 믿지 않았던 천연수소

지금에 와서 찾아보면 천연수소에 대한 최초의 과학적 기록은 1888년 주기율표의 아버지인 멘델레예프가 우크라이나에 있는 한 탄광 내 균열에서 누출된 수소에 관한 보고이다. 이후 1910년 독일 베를린 남서쪽 스트라스푸르트(Strasfurt)의 소금광산에서 매일같이 누출되던 수소에 대한 보고서가 남아 있다. 

또한 1944년 호주 남부에 있는 캥거루 아일랜드(Kangaroo Island)와 요크반도(Yorke Peninsula)에서 각각 80%와 70% 수소로 이뤄진 가스를 발견했다는 기록도 남겨 있다. 

1980년대 토론토 대학의 대학원생은 캐나다와 핀란드의 광산에서 테이터를 수집하고 탄화수소 샘플들을 측정하였으나 샘플들의 질량 총 합이 부족하여 연구를 통해 30%의 수소가 포함도어 있음을 어렵게 알아내고는 "아무도 시스템에 수소가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측정조차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당시는 수소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부족하던 시기였고, 이 수소가 천연수소인지도 몰랐던데다가 석유, 가스 등의 화석연료를 캐내기 위한 연구과 투자가 집중되던 시기라서 말리에서의 실존 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 천연수소는 아무도 믿지 못했던 존재였던 것이 사실이다. 

오 놀라워라, 재생가능한 천연수소

연구가 진행되며 밝혀지는 천연수소의 놀라운 점은 그리고 중요한 점은 천연수소가 생산과정에 있어서도 깨끗하다는 점이며 더욱 놀라운 점은 화석연료와는 달리 "재생가능하다"점이다. 

화석연료가 생성되는데는 유기 퇴적물이 매장되어 열과 압력을 받으며 석유와 가스로 변하는 데에는 수백만 년이 걸리게 된다고 배워왔다. 하지만 천연수소의 경우는 지하수가 높은 온도와 압력에서 철과 반응하면 언제나 새롭게 만들어지게 된다. 앞서 천연가스의 실존을 세상에 알린 말리의 경우 시추공을 통해 수소를 채취하기 시작한 이후 10년 동안 수소 생산은 줄어들지 않았다고 한다. 

※ 골드수소: 백색수소라고도 하며 지각층에서 직접 채취하는 천연수소를 일컬음.

지구의 수소공장들

천연수소에 대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다. 아직 과학자들은 그것이 어떻게 형성도고 이동하는지,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방식으로 축적되는지 여부를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껏 인류는 화석연료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지층에 수백만 개의 시추구멍을 뚫었음에도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천연수소의 존재에 대해 간과하고 있었을까?

제시되는 한가지 이유는 유기물이 풍부한 셰일이나 이암과 같이 탄화수소를 생성하는 퇴적암에는 수소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즉 오랜 시간 열과 압력을 받게 되면 암석의 탄소분자가 수소를 흡수하여 탄화수소를 형성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층의 미생물과 비생물들이 반응하여 메탄은 형성하거나 물을 생성하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과학자들은 우리의 지하에 대규모의 재생가능한 천연수소 생성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아래에서는 지층에서 수소가 만들어지고 없어지고, 모여 채굴될 수 있는 것을 그려주고 있다. 

출처: Science 紙 Vol 379, Issue 6633

수소생산 (Generation)

① 방사성 분해: 암석에 존재하는 미량의 방사성 원소는 방사선을 배출하는데 이는 물을 분해할 수 있어서 오래된 암석은 수소를 생산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② 사문석화 작용: 고온에서 철분이 풍부한 사문석과 같은 암석과 만난 물은 반응하게 되어 수소를 생성하게 된다. 

③ 심해: 지구의 핵이나 맨틀에서 나오는 수소류는 지각판 경계와 단층을 따라 상승하게 된다. 

수소손실 (Loss)

④ 누출: 수소는 단층과 균열을 통해 빠르게 이동하며 암석에 확산된다. Fairy circle이라는 얕은 함몰은 이러한 수소의 약한 누출/침투에 의한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 

⑤ 미생물: 토양과 암석의 얕은 층에서 미생물은 에너지를 얻기 위해 수소를 흡수하고 종종 메탄올을 생성한다. 

⑥ 비생물 반응: 토양과 암석의 깊은 층에서 수소는 암석 및 기체와 반응하여 물과 메탄 그리고 광물을 생성한다. 

수소채굴 (Extraction)

⑦ 수소저장층 (Trap): 석유나 가스처럼 붙투성 암석이나 암염층등에 같힌 수소를 시추를 통해 채굴할 수 있다. 

⑧ 직접채굴: 철분이 풍부한 암석이 깊지 않고 파쇄되어 있다면 생성되는 수소의 직접 채굴도 가능하다.

⑨ 촉진: 철분이 풍부한 암석에 물을 직접 주입하여 반응을 촉진하고 수소 생산을 강화할 수 있다. 

출처: Science紙, 수소의 침투는 Fairy Circle이라는 얕은 함몰지형을 설명하게 해 준다.

각국의 천연수소 채굴 시도

대표적으로 천연수소 채굴을 시도하고 있는 곳이 호주이다. 앞서 1944년 천연수소에 대한 기록도 있고 중부 지역은 고대시대 지질이 잘 보존되어 있어 천연수소가 풍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호주는 지난 2021년 천연수소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였다. 이에 바로 개발업체인 골드 하이드로젠(Gold Hydrogen)은 9,000 km2의 부지에 대한 개발 허가를 득하고 채굴을 위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해당지역은 약 130만 톤의 천연수소가 저장된 것으로 추정되고 이는 40년 동안 1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철광석에 석탄에 천연가스, 금, 리튬, 니켈, 구리 등등 작년 한 해 자원 수출로만 385조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였을 정도니 자원에 있어서 만큼은 정말 이나라 부럽다. 물론 아웃백 소도 

프랑스도 올해 대규모 수소 매장이 확인되었다. 동부 로렌지방에 지하 매장된 메탄가스를 측정하기 위한 연구과정에서 발견하였는데 4,600만톤의 수소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이는 현재 천연가스 개질하여 생산하는 그레이 및 블루수소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막대한 양이다. 

미국의 빌 게이츠 또한 콜로라도에서 수소탐사하고 있는 코로마라는 기업에 9,000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2022년 미국 지질조사국(USGS)가 발표한 모델에 따르면, 지구 지각 내에는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수소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물론 채굴의 경제성은 따져봐야 할 점이다. 하지만 원체 많은 양의 존재 가능성으로 전체 매장량의 10%만 경제성이 있어도 1조 톤 규모에 이르러 수소사회를 여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천연수소 탐사

우리나라는 지질 구조상 대규모 수소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여겨진다고 한다... 역시나인가...

그래도 한국석유공사가 탐사를 통해 국내 다섯 곳에서 의미 있는 수준의 수소 발생을 확인한 바 있다 하니 다행스럽기도 하다. 지구 이곳저곳 천연수소가 발견되고 경제적인 채굴이 얼른 가능해져서, 재생에너지를 통한 그린수소 생산이 경제성이 있니 없니 같은 구차한 얘기들, 더 나아가 화석연료보다 저렴한 수소가 공급되는 시대, 지구온난화 위기는 지어낸 이야기라 떠드는 무지몽매한 말들을 원천 봉쇄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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