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딜레마에 빠진 재생에너지 투자
지난 10월 블로그를 막 시작할 무렵, '탄소중립 재밌게 풀어보기(고금리)' 편에서 작금의 고금리로 인해 프로젝트의 투자비용 증가와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떨쳐버리고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보다 많은 투자를 이끌어 내려면 고금리를 보완할 수 있는 별도의 정책금리 책정, 보조금의 확대, 투자에 대한 세재 혜택 등을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정리를 했었다.
그리고, 11월 중순 '신재생 에너지 개발 자생력 보유하고 있나?' 편에서 세계 최대 해상풍력 업체인 오르스테드와 이퀴노르, BP 등 유수의 에너지 회사들이 공급망 문제, 치솟는 금리 등으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그린 프리미엄에서 그린 디스카운트로

몇년전만 하더라도 초저금리가 유지되는 상황 속에 초기 비용은 많이 들지만 공급망 가격의 개선 및 발전단가 (균등화 전기비용, LCOE)의 하락으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의 경제성 및 시장 확대 기대로 재생에너지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던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Brookfield 및 우리에도 잘 알려진 Macquarie와 같은 인프라 투자자들로부터 '그린 프리미엄'을 누렸고 기업들의 평균 자본 수익률이 2015년 3%에서 2019년 6%로 증가하며 한때 미국의 재생에너지 업체 NextEra의 시가가 세계최대 석유회사인 엑슨모빌을 넘어서기도 하였으나, 금리상승 및 자재가 인상, 인허가 문제로 인한 프로젝트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사업비용의 급등으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지난 1년 동안 세계 주식시장이 11% 상승하는 동안 S&P 글로벌청정에너지 지수는 32% 하락하며 현재는 '그린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다.
공급망 비용 급증
고금리의 여파는 실제 몸으로 체감하며 제대로 느낄 것이고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뉴스에 더 설명할 바가 아닐 것이고, 재생에너지 소재들의 가격 상승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장바구니의 가벼움으로 인해 물가상승의 영향 또한 잘 알고 있듯이 태양광 패널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2020년 kg 당 10달러에서 2022년 35달러까지 급등하며 태양광 모듈 가격의 상승을 이끌었다. 이러한 이유로 한화솔류션의 마진 축소로 이어지고 결국 남는 건 미국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보조금이다라고 앞서 설명하였었다.
풍력발전기 관련 비용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철강 가격 상승, 풍력터빈의 대형화에 따른 품질 비용 증가, 값싼 중국산 소재의 사용 제한으로 인한 전반적인 소재 가격 상승으로 탄소복합 소재등의 기술적 진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장비 및 자재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비용 상승은 지난 2022년까지 10년간 이뤄낸 55~64% 전력 생산단가 절감을 지난 2년간 50%가 상승시키며 지난 노력을 무위로 돌려버렸다.
중국 딜레마

어제 다시 시작된 중국의 요소수 수출 중단, 흑연의 수출 통제처럼 그간 세계의 공장으로서 부품 및 소재의 세계시장 지배력을 키워온 중국의 영향력이 너무 크다. 앞선 태양광 패널 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상승의 원인이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의 유지로 인한 공급망 통제에서 비롯되었고, 이미 배터리도 공급도 중국의 영향을 벗어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를 벗어나보고자 미국과 유럽 정부의 보조금 지급, 자국의 생산력 보강등에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막강해진 중국산 부품의 지배력을 견제하기조차 버거운 실정이다. 지난 2021년 미국은 위구르 강제노동에 대한 제재로 중국 태양광 제조업체들에 높은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고, 신장지역 생산 폴리실리콘 수입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결론은 미국의 국내 태양광 모듈가격이 다른 나라의 두 배 이상 높아졌다는 것이며, 일부 동남아시아에서 원산지 세탁을 통해 불법적으로 유입된다는 것이다. 결국 미국 내 태양광 사업 개발 사업 차질이 빚어지며 모양새 떨어지게 강제노동과 무관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는 무늬뿐인 조건을 달고 중국산 태양광 패널 수입을 재개한다.

유럽도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부과하던 반덤핑 관세를 철회했다. 하지만 11월 공공 재생에너지 계약에 최소 역내 컨텐츠 수준(minimum domestic-content levels)을 도입하는 넷제로 산업법을 발표하며 값싼 중국산 풍력 장비의 확대를 제한하려 하고 있어, 개인적으로는 태양광 패널의 전철을 밟게 될 것에 한 표를 던지게 된다. 역내 생산 제품 대비 30% 수준에 공급되는 장비를 마다하고 비싼 제품을 설치하게 된다면 그로 인한 전력 단가의 상승은 결국 소비자들의 애국심에 비싼 가격을 매기는 형상이 될 뿐이 아니겠는가.
우리 범인들도 알지 않는가? 마동석이 광고하는 '알리익스프레스' 억만장자처럼 쇼핑하기의 '테무' 등에서 배송료 없이 들어오는 엄청난 가성비의 중국산 제품들을 경험한 이상 그것이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성능을 보여준다 해도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을...